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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수선방

by 떠벌이1 2025. 6. 17.
작은 수선방.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고, 먼지가 앉은 장난감 자동차 하나가 창가에 놓여 있다. 문이 열리고, 백발의 할머니가 조용히 들어선다. “아직도 저 자동차… 그대로네요.” 할머니의 시선이 장난감에 머문다. 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인다. “제 아들이 어릴 적 갖고 놀던 겁니다. 저걸 들고, 늘 이 근처를 뛰어다녔죠.” 잠시 말을 멈추더니 사장님은 조용히 덧붙인다. “어느 날… 장난감만 덩그러니 남기고 떠나버렸어요. 전쟁처럼 바빴던 날들이었죠. 그땐 왜 그 손을 더 꽉 잡아주지 못했는지…” 그 말에 할머니는 조용히 가방을 열고, 작고 반짝이는 사탕 하나를 꺼낸다. 그리고 장난감 옆에 살며시 올려놓는다. “그 아이, 지금 어디에 있든 어릴 적 기억은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거예요. 언젠가, 그 마음 따라 돌아올 수도 있죠.” 사장님은 사탕을 내려다보며 말한다. “기다리는 일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어요. 하지만… 이상하죠. 그런데도, 계속 기다리게 되네요.” 할머니는 따뜻하게 웃으며 말한다. “기억은요,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시간 속 어딘가에서 천천히 돌아오더라고요. 그날의 손길이, 언젠가는 문을 열고 들어올지도 몰라요.” 사장님의 눈가가 붉어진다. 작은 한숨 뒤로 남은 말, “…그럼요. 그 아이, 잘 살고 있을 거예요.” 햇살이 장난감과 사탕을 감싸며 비춘다. 마치, 오래된 인연이 다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처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