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은 수선방.
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고, 먼지가 앉은 장난감 자동차 하나가 창가에 놓여 있다.
문이 열리고, 백발의 할머니가 조용히 들어선다.
“아직도 저 자동차… 그대로네요.”
할머니의 시선이 장난감에 머문다.
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인다.
“제 아들이 어릴 적 갖고 놀던 겁니다.
저걸 들고, 늘 이 근처를 뛰어다녔죠.”
잠시 말을 멈추더니
사장님은 조용히 덧붙인다.
“어느 날…
장난감만 덩그러니 남기고 떠나버렸어요.
전쟁처럼 바빴던 날들이었죠.
그땐 왜 그 손을 더 꽉 잡아주지 못했는지…”
그 말에
할머니는 조용히 가방을 열고,
작고 반짝이는 사탕 하나를 꺼낸다.
그리고 장난감 옆에 살며시 올려놓는다.
“그 아이, 지금 어디에 있든
어릴 적 기억은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거예요.
언젠가, 그 마음 따라 돌아올 수도 있죠.”
사장님은 사탕을 내려다보며 말한다.
“기다리는 일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어요.
하지만… 이상하죠.
그런데도, 계속 기다리게 되네요.”
할머니는 따뜻하게 웃으며 말한다.
“기억은요, 사라지는 게 아니라
시간 속 어딘가에서 천천히 돌아오더라고요.
그날의 손길이, 언젠가는 문을 열고 들어올지도 몰라요.”
사장님의 눈가가 붉어진다.
작은 한숨 뒤로 남은 말,
“…그럼요. 그 아이,
잘 살고 있을 거예요.”
햇살이 장난감과 사탕을 감싸며 비춘다.
마치, 오래된 인연이
다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처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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